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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Interview

브랜드 경험을 시각화하다. PlusX

 

 19세기 초 미술계에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던 고대 신화나 중세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화풍이 유행을 한다. 이러한 장르는 눈에 보이는 사물을 있는 그대로 그리던 정물화나 풍경화, 인물화 같은 구상미술이 아니라 작가가 머릿속으로 생각한 장면을 그려내는 것으로써 비구상미술로 분류되었다. 고대 신화의 한 장면을 화폭에 담아내던 지난날의 미술부터 화가 자신이 쏟아내고자 했던 감정과 생각을 자유롭게 화폭에 담아낸 추상미술 그리고 최근에는 더욱 확대된 개념으로 여러가지 매체와 재료를 사용해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개념미술 분야로 뻗어나간다. 예술 뿐 아니라 사용자의 니즈를 바탕으로 제작된 제품 디자인, 브랜드의 가치를 표현한 브랜드 로고 디자인에 이르기까지 디자인과 예술 분야야말로 작가와 디자이너의 생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해내는 시각화의 정점에 서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시각화라는 작업을 하는 디자이너들이 브랜드의 중심에서 일을 하는 회사가 있다. 바로 PlusX이다. PlusX는 디자인에 집중되어 있는 전문 집단이라는 점이 독특한데 김경동 대표와 신명섭 이사를 만나 브랜드에 있어서 시각화가 가지는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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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동 대표, 신명섭 이사

 

Q. PlusX는 직원 구성도를 보아도 마케팅 부서보다 UI, UX 디자인팀의 팀원이 더욱 많아 디자인에집중 되어있는 전문 집단이라는 점이 눈에 들어온다. 어떠한 계기로 만들어지게 되었나?

 

NHN에서 네이버의 브랜딩을 하는 과정 중 팀웍을 쌓아가다가 우리끼리 이런 케이스를 가지고 밖에서 기업들을 상대로 또는 우리의 브랜드를 만드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생각을 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곳이 PlusX이다. 신명섭 이사님, 변사범 이사님 UI의 한 획을 그으신 분, 영상에서 한 획을 그으신 분 이렇게 같이 모여서 사업을 하게 되었다. 겹치는 분야가 없는 전문가들이 서로의 구멍 난 부분들을 채워가고 있다.

NHN에 모였을 때 우리는 각 분야에서 사회적 경력을 쌓았다. 나는 원래 그래픽 디자인 베이스이고 변사범 이사님은 UI, 영상, 허승원 이사님은 모션, 대표님은 마케팅 쪽을 담당하다가 네이버와 한게임에 대해서 브랜딩이나 캠페인, 마케팅을 할 때 브랜드 안에 전략부터 디자인까지 하나의 일관된 비주얼부터 메시지까지를 녹일 수 있는 것이라는 경험을 했고, 이러한 실전에서 만들어진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를 운영 해 나가고 있다.

 

 

 

Q. 브랜드 경험은 여러 가지 매체에서 소비자가 하게 되는 경험을 의미한다고 하던데, PlusX가 생각하고, 하고 있는 브랜드 경험이 궁금하다.

 

예를 들어 앱슨이라는 브랜드가 있으면 앱슨이라는 브랜드가 만들어내야 되는 제품이 있고, 그 제품을 통해서 소비자에게 경험시켜야 하는 것들이 많이 있다. 어떤 제품을 만들고, 그 제품을 어떻게 알리고 패키지는 어떻게 만들어서 전달하고, 패키지뿐만 아니라 패키지를 싸고 있는 박스는 또 어떻게 만들어야 되고, 그걸 팔고 있는 판매원은 어떤 옷을 입어야 되고, 그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은 어떻게 말을 해야 되고, 고장이 나서 전화가 왔을 때 전화를 받은 사람들은 어떻게 말해야 하고, 이런 모든 것이 다 브랜드의 경험이다. 그 경험을 하나의 목소리로 만들지 않으면 그 브랜드는 망가지기 시작한다. 브랜드 경험은 끝이 없기 때문에 그 경험들을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잘 만들어서 소비자에게 전달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웹사이트만 잘 만들었다고 브랜드가 잘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래서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사람이 필요했던 것이기도 하다.

대부분의 컨설팅 회사들은 디자인 분야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기업을 진단하고 방향성, 키워드 도출하고 프로세스 뽑고 그런 일을 한 후 실체화는 전문조직과 해야 한다. 전문조직이라는 게 이런 디자인 회사일수도 있고 제품을 생산해내는 회사일 수도 있고. PlusX는 실체도 최고의 수준으로 만들면서 전략까지 같이할 수 있는 회사이다.

우리는 그런걸 밸런스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회사들이 전략에 치우치면 디자인적 수준이 떨어져서 외주를 쓰게 되고, 디자인에 치우치게 되면 전략적인 부분이 떨어지기 때문에 기업의 입장에서는 전략회사와 디자인회사를 묶어서 컨소시움으로 일을 맡기게 된다. 하지만 결국 두 회사가 다르다 보니 하나의 브랜드를 두고 이 회사는 전략을 A방향으로 말했는데 그걸 푸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A’ B로 풀어서 결과물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오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런데 우리회사는 바로 그 틈새를 노렸고 전략과 디자인이 원하는 대로 나오는 그런 회사의 형태가 되었다. 어떤 것도 하나로 치우치면 안 된다. 밸런스가 잘 맞아야 좋은 브랜드를 만들 수 있다.

 

 

Q. 디자이너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때 어디선가 영감을 얻어서 작업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PlusX는 디자인 작업을 하면서 필요한 영감을 어디에서 얻는가?

 

평소에 많이 본다. 그리고 공유한다. 항상 새로운 뉴스가 나오면 체크하고 어디서 무슨 전시가 있다고 하면 한번 다같이 한번 가보기도 하고 서로 다녀온 전시를 추천 해 주고 그런 게 그냥 일상 생활이다. 어디서 좋은 팜플렛 있으면 가져와서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기도 하는데 그게 우리의 자산이다. 우리의 머리는 항상 일정하게 짜여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생각들이 모이면 더욱 큰 힘을 발휘하게 된다. 개인의 어떤 힘이 아니라 조직의 힘으로 말이다. 신 이사가 아이디어를 내면 그 러프한 아이디어에 내가 더 살을 붙이면서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것 같으면 빼고 좋은 건 더 붙이고 이런 활동들을 해서 더 나은 그림을 만들어간다.

 

 

Q. 그럼 계속 아이디어 생각만 하다 보면 잘 안 떠오를 경우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럴 경우엔 보통 어떻게 행동을 하는가?

 

그래서 한 프로젝트만 시키지 않고 여러 개를 시킨다. 농담이고, 안 떠오를 때는 그 프로젝트를 잠깐 놨다가 다시 한다. 크리에이티브는 마르지 않는 샘이라고 하지 않는가? 계속해서 파면 계속 나온다.

 

 

Q. PlusX는 기본적으로 전형적인 회사가 아닌 것 처럼 보이는데, 클라이언트로부터 수주 받아서 일을 할 때 기본적인 마케팅 요소인 3C, SWOT 같은 것들을 많이 염두를 두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가?

 

따로 조사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알고 있어야 한다. 3C SWOT같은 것은 고객도 알고 경쟁사도 알고 나도 알고 있어야 하는 당연한 것이다. 당연히 브랜드의 강점이 뭐고 약점이 뭔지 알고 시장의 트렌드, 기회, 위험 요소가 어떤 것인지 알아야 내가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다. 그건 그냥 밑바탕이다. 제일 중요한 건 '어떤 솔루션'이 나왔고, 이 솔루션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지 예측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가시적으로 더 많이 보여주려고 한다. 그럴 때 디자인의 힘이 굉장히 많이 필요하다.

 

 

Q. 디자인이라는 게 만드는 사람의 의도가 개입되어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그 의도를 제대로 느끼지 못한다면 더 이상 가치를 가지지 못하게 되는데, 두 분이 생각하는 좋은 디자인이란 어떤 것인가?

 

나는 디자인에서 가치를 제일 중요시 여긴다. 그 디자인이 표현하고자 하는 목표나 메시지가 있을 수 있고 특정한 기능을 담거나 사람들에게 설득을 해야 하는 역할이 있는데 그런 가치가 온전히 잘 전달되고 잘 쓰이고 있는지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일단 가치가 우선이되 그것에 대한 미적 수준의 차이는 있을 수 있는 것 같다.

나는 굿디자인을 밸런스 있는 디자인이라고 생각한다. 미적인 부분의 얘기가 나왔는데, 미적인 부분과 철학적인 그 모든 것들이 밸런스가 잘 맞아 있어야 되고, 더 중요한 것은 사실 논리적인 디자인이 되어야 한다. 그냥 예쁘게만 만든 디자인은 좋은 디자인이 아니다. A-B-C-D이렇게 가면서 아, 그래서 얘네가 이렇게 디자인했구나 라는 게 이해가 가야 한다. PlusX의 작업물을 보면 산출물이 나오기 전까지 구구절절 이야기가 굉장히 많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논리적인 흐름을 띄면서 말이 되기 때문에 디자인을 보기 쉽고 소비자들도 이해하기 쉬운 것 같다. PlusX가 지향하는 디자인이 그런 것 이다.

 

 

Q. 그럼 논리와 설명이 기반이 된 다음에 디자인을 해야 하지 디자인을 한 다음에 논리와 설명을 붙이는 것은 오류를 가져올 것 같다. PlusX가 하는 디자인들이 논리적이고 알아보기 쉬운 이유가 된 것 같다. 그렇다면 PlusX는 브랜드를 어떤 식으로 디자인 하는가?

 

사람에 비유하면 쉽다. 예를 들어 가상의 한 사람이 있다. 그 사람은 마음이 넓고, 털털하고 수더분한 외모를 가졌다. 그 사람의 인격을 정립해 가다 보면 저 사람이 말하는 방식과 입는 옷과 외적으로 보이는 것들이 어느 정도 정해져 간다. 근데 이 사람이 갑자기 화려한 반짝이 옷을 입는다고 생각해보라. 과연 어울릴까? 안 어울린다. 분명하게 한 브랜드가 원하는 모습이 있다. 그것이 바로 브랜드의 정체성이다. 보통 브랜드의 본질은 생각하지 않고 옷을 입기 시작하는 경우가 있다. 다른 옷을 입히면 다른 브랜드가 되고 어색해진다. 그게 잘못된 디자인이다. 브랜드의 본질, 속성이 로고, 웹사이트,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서비스 등에서 하나의 통일성 있는 목소리가 되는 것. 이게 우리가 브랜드를 만드는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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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브랜드는 브랜드와 관련된 자극, 예를 들어 네임, 로고, 패키지, 웹 사이트, 광고 등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은 디자인들로 소비자를 자극한다. 패키지나 커뮤니케이션 등을 통한 자극은 브랜드와 관련된 소비자의 주관적인 의견과 결합되어 브랜드 경험을 이끌어내는데, 이는 즉시적인 것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브랜드에 관여도(involvement)와 애착(brand attachment) 없이도 브랜드 경험을 하게 한다. 이러한 브랜드 경험을 긍정적인 브랜드의 애착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부분이 바로 브랜드의 가치를 정확하게 시각화 한 디자인이다.

 제대로 브랜딩 되지 않은 브랜드를 자기에게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은 사람에 비유한 김경동 사장의 말처럼 브랜드는 자신의 올바른 가치를 파악하고 그 가치를 각 마케팅의 접점에서 한 목소리로 전달할 때 소비자들로부터 브랜드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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